화용언어장애 [4부] 화용언어장애와 자폐, 뭐가 어떻게 다른가요 –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른 두 가지

by 키블

화용언어장애 [4부]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른 두 가지

- 화용언어장애와 자폐, 뭐가 어떻게 다른가요?'

“우리 아이, 말을 잘 못 해요. 혹시 자폐일까요?”
“대화가 어색하다고 해서 병원에 갔는데 자폐는 아니래요. 그런데도 뭔가 이상하대요.”
“말도 잘하고 정서 표현도 하는데, 친구랑은 잘 못 지내요…”

화용언어장애(SPCD)와 자폐스펙트럼장애(ASD)는 모두 ‘사회적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보이는 특성이 있어서 종종 혼동되지만, 핵심적인 차이점이 분명히 있어요.
부모님이 이 차이를 이해해야, 우리 아이에게 정확한 진단과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어요.

두 진단의 기본 개념 정리

용어	정의
자폐스펙트럼장애 (ASD)	사회적 상호작용, 의사소통, 제한된 관심사 또는 반복적 행동을 보이는 발달 장애입니다.
화용언어장애 (SPCD)	말은 하지만, 대화에서 언어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능력, 즉 '화용능력'에 어려움을 보이는 언어장애입니다.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또래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보임
말의 내용은 적절하지만 상황에 맞게 말하지 못함
대화를 주고받는 데 있어서 부자연스러움
감정 표현이 서툴거나, 상대의 감정을 잘 파악하지 못함

그렇기 때문에 두 가지를 구별하기 쉽지 않아요. 실제로 과거에는 화용언어장애가 자폐의 한 형태로 여겨졌던 시기도 있었어요.

하지만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5판)에서 2013년부터 ‘사회적 화용언어장애(SPCD)’를 자폐와는 별도로 분류하게 되면서, 진단 기준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어요.

화용언어장애 (SPCD) vs 자폐스팩트럼장애 (ASD) – 뭐가 다를까요?

아래 표를 보시면 차이가 더 명확해져요.

구분	화용언어장애 (SPCD)	자폐스펙트럼장애 (ASD)
🔸 언어 발달	단어, 문장 구사 능력은 대체로 정상이거나 경미한 지연	언어 발달 자체가 느리거나 제한적일 수 있음
🔸 대화 능력	대화 흐름, 맥락 파악, 순서 지키기 등에 어려움	말의 흐름 자체가 단절되거나 일방적임
🔸 사회성	의사소통 중심의 사회성만 부족, 감정 교류 가능	타인에 대한 관심 자체가 낮고 사회적 상호작용 전반에 결함
🔸 관심사	일반적인 범위 안에서 다소 집착적인 경우 있음	좁고 반복적인 관심사, 고정된 행동 양식 자주 보임
🔸 반복 행동	거의 없음	손 흔들기, 특정 패턴 반복 등 특징적 행동 있음
🔸 감각 예민성	드뭄	소리, 촉감, 빛 등에 과민 반응 보이기도 함

사례 A – SPCD 아동 (7세)

사례 B – ASD 아동 (6세)

말은 잘하지만, 대화할 때 상대의 반응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이야기함.
친구가 슬퍼해도 농담을 던져 오해를 사기도 함.
놀이 주도권을 빼앗기면 쉽게 흥분하며, 언어적 해결보다는 짜증, 고함 등 행동으로 표현함.

➤ 진단: 화용언어장애(SPCD) 가능성

또래 아이들에게 거의 말을 걸지 않고, 혼자 노는 시간이 많음.
로봇에 대한 관심이 강해 하루 종일 같은 그림만 그림.
말은 하지만 대화가 이어지지 않고, 눈맞춤도 잘 하지 않음.

➤ 진단: 자폐스펙트럼장애(ASD) 가능성

자주 묻는 질문 (Q&A)

Q1. 우리 아이는 반복 행동이 없는데 대화는 어색해요. 그럼 자폐는 아니죠?
그렇습니다. 자폐의 주요 진단 기준 중 하나는 반복적 행동과 제한된 관심사예요. 이 요소가 없고, 언어 사용에서만 어려움이 있다면 화용언어장애 가능성이 높습니다.

Q2. SPCD가 자폐보다 ‘덜 심각한’ 건가요?
그렇지 않아요. 어떤 진단이든 아이에게 맞는 지원과 개입이 필요합니다. 화용언어장애 아이들도 사회적 관계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이로 인해 자존감, 학업, 정서 발달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요.

Q3. 두 진단이 동시에 가능한가요?
DSM-5 기준으로는 자폐 진단이 있을 경우 화용언어장애는 추가로 진단되지 않아요. 즉, 화용언어장애는 자폐 진단이 없는 경우에만 적용돼요.

Q4. 화용언어장애도 감각 예민이나 반복 행동이 생길 수 있나요?
일반적으로는 드물어요. 그런 특성이 보인다면 자폐 가능성을 다시 평가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어떻게 진단받고, 어떻게 개입하나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문가 평가가 필요해요

언어검사 (화용언어 평가 포함)
사회성 발달 평가 (SRS, VABS 등)
부모 및 교사 관찰 보고
필요 시 소아정신과 진료 병행

간단한 언어 능력 검사만으로는 SPCD나 자폐를 정확히 구분할 수 없어요!
전문가의 다면 평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화용언어장애 개입의 핵심은?

상황별 언어 사용 연습
사회적 이야기 (Social Stories)
대화 순서, 주제 전환, 감정 읽기 훈련
집중력, 대화 조율, 협동 훈련 포함한 언어치료

두 진단이 비슷해 보여도, 아이가 겪는 어려움은 각각 달라요.
‘정확한 진단’은 우리 아이를 도와줄 수 있는 가장 첫 번째 열쇠예요.
단지 ‘자폐가 아니니까 다행이다’가 아니라,
우리 아이가 더 잘 이해받고, 더 잘 자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과정이랍니다.
다음 5부에서는, “그럼 우리 아이, 어떻게 도와줄 수 있나요?”를 주제로
화용언어장애의 실제 치료 방법, 부모가 집에서 할 수 있는 연습들, 개입의 단계까지 자세히 소개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