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음악으로 만드는 보통의 삶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며 살아가는 자립공동체를 이루어 진정한 사회 통합 목표
- 아침 조회 시간마다 칭찬릴레이를 진행 해 서로를 칭찬하며 화합의 장 마련
- 제일 큰 성과는 통합오케스트라로서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연주자를 고용할 수 있게 된 것
- 독보적인 아인스바움만의 장르를 만들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
지역사회 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음악이라는 수단으로 함께 '보통의 삶'을 이루어 내고 있는 단체가 있습니다.
올해 16년 째를 맞이하고 있는 아인스바움 윈드 챔버의 이현주 대표를 만났습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아인스바움 윈드 챔버 대표와 컴투스 위드 단장을 맡고 있는 이현주 입니다.
2009년 5월에 창단을 했고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16년 째가 되었네요.
Q. 아인스바움 윈드 챔버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사회 통합에 관심이 많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상을 공유하며 함께 일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 대한 꿈이 있었습니다. 현재는 함께 일하는 지점까지 꿈을 이루었고 다음 스텝인 함께 살아가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Q. 아인스바움 윈드 챔버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2009년 첫 걸음을 시작한 하나의 나무라는 뜻의 아인스바움 윈드챔버는 장애인과 경계선지능인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며 함께 살아가는 자립공동체를 이루어 진정한 사회통합을 목표로 합니다.
아인스바움은 법정 등록 장애인은 아니나 교육과 고용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계선지능인 청년분들께 적합한 직무를 개발하여 함께 일하며 사회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문화적으로 통상 되어 있는 음악이라는 수단으로 함께 '보통의 삶'을 이루어내는 과정을 함께한 단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관악기와 타악기 구성의 윈드 오케스트라입니다.
Q. 아인스바움 윈드 챔버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발달장애인 45명, 정신장애인 2명, 시각장애인 1명, 경계선지능인 5명, 비장애인 7명으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장애와 비장애인으로 나누기 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장애 비장애 학생들이 어울리다 보면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좋았던 일과 갈등이 있던 때,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 궁금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갈등은 거의 없어요. 오히려 장애인 크루들끼리 관계에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아침 조회 때마다 칭찬릴레이를 하는 데 이를 통해 처음에 왔을 때는 주로 부정적 언어를 사용하거나 동료를 비난하는 문장 만을 사용하던 크루가 변화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칭찬하는 사람으로 변하였고 옷 정리며 신발장 정리 등 다른 동료들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성장한 사례는 저희 모두 큰 감동으로 기억됩니다.
저희는 일주일에 한 번 씩 매주 금요일 근무를 마치며 한 주 동안의 기록과 다음 주 계획에 대한 일지를 쓰는 데 처음엔 언어 표현이 전혀 안 되던 크루들이 비장애인 크루들의 작은 도움을 받아 글로 모든 표현이 가능해졌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다양한 표현을 글로 남겨주시는 모습은 통합 단체로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일화이기도 합니다.
Q. 오케스트라 특성 상 공간과 인원의 제약이 있는데, 어떻게 학생들을 수용하고 활동하는지 궁금합니다.
아인스바움은 15년이 되던 지난 해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사회적기업육성사업에 선정이 되어 연습실을 구했고, 10개월 뒤 컴투스위드라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 설립 되어 또 하나의 공간이 마련되었습니다.
도보 10분 거리인 두 곳 모두 전체 방음 공사와 방음 부스 시공을 해서 전체 합주실 앙상블실 개인연습실로 구분해서 상황에 맞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성격에 맞게 두 공간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습니다.
Q.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 각각 단원 지원 시 조건이 있나요?
사회 통합과 자립에 목표를 둔 기관이기 때문에 음악적 실력보다는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는 태도와 인성을 갖춘 단원을 선발합니다. 이 부분은 장애 비장애를 떠나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상태에서 입단이 가능한 것인지, 악기에 관심만 있고 전혀 몰라도 입단이 가능한가요?
악기를 이미 연주할 수 있는 분도 오시고, 다양한 악기를 경험해 보면서 차츰 본인에게 맞는 악기를 선택한 후 시작하기도 합니다. 예전엔 연습 공간이 여의치 않아 수준별 합주 팀을 구성하지 못했는데, 현재는 연습하는 방법을 배우는 두 개의 연습반이 운영되고 합주팀도 비기너와 메인연주팀 두 개의 합주반을 운영하여 체계적인 연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오케스트라를 지도하는 선생님들은 몇 분이 어떤 형태로 지도하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선생님이라는 강사 개념 보다는 장애인 분들과 함께 성장해 온 비장애인 연주자들이 지도 하는 데 무료로 운영하는 연습반이 있고, 어머님들이 원하시면 개인레슨도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솔로, 앙상블, 전체합주 등 다양한 구성의 연주팀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개인 레슨을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입니다.
Q. 지금까지 아인스바움 윈드 챔버가 참여하면서 만들어 온 성과가 궁금합니다.
아인스바움은 다양한 장애인 연주단체를 만드는 역할을 주로 해왔고, 해외 연주 여행도 많이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크고 작은 산들을 넘어 오면서 2022년 전국발달장애인 음악축제에서 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하며 조금씩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제일 큰 성과는 통합오케스트라로서 자회사형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 연주자 분들을 고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Q. 올해 공연 계획이 궁금합니다.
올해는 제주국제관악제 참여와 장애이해 혹은 다양성이해 콘서트에 집중을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서울시 관내 11개 특수교육지원센터 중 9개 센터에서 협력을 요청해주셨고 충남지역을 비롯해서 제주도에 장애이해 콘서트 컨텐츠를 보급하는 사업도 진행 할 예정입니다.
그 외, 화성시 문화취약계층 지원사업 연주와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의 다양한 공연도 있고요. 마지막으로 늘 저희를 지원해주시는 송원음악문화재단과의 기획공연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Q. 아인스바움 윈드 챔버 활동을 한 친구들이 어떤 직업들을 선택해 왔고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인스바움과 컴투스위드는 하나의 단체로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아인스바움에서 성장한 성인 장애인 비장애인 분들이 컴투스위드로 취업을 하는 형태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총 31명이 고용되어 있는 컴투스위드는 장애예술과 건강한 기업이 만나 국내를 뛰어 넘어 세계 최초의 장애인과 비장애인 예술가가 함께 일하는 회사입니다.
아인스바움은 발달장애인을 음악교육을 통해 양성하고 사회화 과정을 함께 진행하여 직업예술인으로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고 컴투스그룹은 직업예술인으로서 성장한 발달장애인을 사회에 참여시켜 줄 수 있는 기회와 자원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2009년부터 활동한 장애예술단체인 아인스바움과 건강한 가치를 바탕에 둔 컴투스그룹의 명확한 역할이 있었기에 수많은 발달장애 예술가분들이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컴투스위드의 사훈은 일등이 모여 꼴등이 되는 회사보다 꼴등이 모여 일등이 되는 회사를 만들자 입니다. 아인스바움과 컴투스위드의 이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아인스바움 윈드 챔버에 대해 대중들이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시나요?
아인스바움과 컴투스위드는 오케스트라이기 보다는 사회복지실천기관으로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 이유를 말씀 드리자면, 저는 어느 날 문득 보통은 무엇을 의미할까? 보통의 삶은 대체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서울 모 초등학교에 장애 이해 콘서트를 진행하고 연습실로 돌아가는 길에 장애 이해 콘서트 담당 특수학급 선생님께서 학생 한 명의 소감문을 보내주셨습니다. 그 학생이 저에게 답을 알려 주었습니다.
하얀 종이에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우리 모두 신나게 즐긴 거다. 그거면 된 거다."
누가 장애인이고 비장애인인지 중요하지 않은 그냥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바로 그 모습이 보통의 삶인 거죠.
2023년 설립된 최초의 장애인과 비장애인 직업형 통합오케스트라인 컴투스위드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모델이 아닙니다. 아동 청소년기에 만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15년 동안 유지한 지속적 예술 활동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함께 한다는 것" 그냥 그 자체가 사회 시스템을 변화시켜 '함께 일하고' '함께 살아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 고용 모델이 처음으로 시도 될 수 있었던 겁니다.
아인스바움과 컴투스위드는 모두가 당연히 누리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은 사회가 준비되어 있지 않은 "보통의 삶"을 이루어 내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로 기억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아인스바움은 자연스럽게 음악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지속적인 음악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러한 모델이 사회 시스템을 변화 시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행복한 직장을 만들어 냈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음악이라는 언어를 통해 모인 사람들이, 함께 하는 음악 활동을 통해 보통의 삶을 살게 된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Q. 아인스 바움 윈드 챔버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모든 구성원이 행복한 직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저희의 가장 큰 계획입니다. 현재 저희 회사의 긍정적인 면을 보시고 수많은 기업에서 컨설팅 문의를 해 주고 계십니다.
아인스바움과 컴투스위드가 첫 번째 오케스트라 직무의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서 더욱 좋은 모습으로 성장하는 것이 2024년 목표입니다.
Q. 아인스 바움 윈드 챔버의 롤모델이 있나요?
많은 분들이 엘시스테마와 아인스바움이 닮았다고 말씀 해 주십니다만, 저희는 영국식 정통 브라스밴드와 미국식 빅밴드 그리고 일본식 윈드오케스트라를 적절히 혼합한 아인스바움의 장르로 연주 하고 있습니다.
롤모델은 없습니다. 저희의 롤모델은 아인스바움입니다. 독보적인 아인스바움만의 장르를 만들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