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용언어장애 [2부] 자주 보이는 행동과 특징들
- 우리 아이, 어떤 모습이 화용언어장애일까요?
"우리 아이, 말을 너무 잘해요. 그런데 친구들이랑 자꾸 싸우고, 대화가 어색하다고 하네요."
"선생님은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 보인대요. 근데 아이는 문장을 정말 잘 만들어요. 뭐가 문제일까요?"
이런 고민을 가진 부모님들이 많이 계세요. 단어도 잘 알고, 문장도 능숙하게 말하는데, 막상 또래와 어울릴 땐 이상하게 튀거나 소외되기 쉬운 아이들. 이런 아이들은 **화용언어장애(SPCD)**의 가능성이 있어요.
어떤 아이들이 화용언어장애일까요?
화용언어장애 아동은 보통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한두 번 그런 행동을 했다고 해서 바로 장애를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일상에서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전문가 상담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아요.
대표적인 행동 특징 10가지
1. 대화 순서를 지키지 못하고 끼어들거나, 자기 말만 계속해요
→ 상대방이 말하는 중에도 본인 생각이 나면 끼어들어 말해요. 말이 중단되거나 어색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2.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눈치를 잘 읽지 못해요
→ 누군가 슬픈 표정을 지어도 그 상황에 맞지 않게 장난을 치거나, 공감 표현이 부족해 보여요.
3. 농담, 빈정거림, 비유를 이해하지 못해요
→ “날씨가 미쳤다”는 말에 진짜 미쳤다고 오해하거나, “넌 천재야~” 같은 반어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
4. 말을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하거나, 너무 두서없어요
→ 너무 세세하게 설명하거나, 이야기 중간에 주제를 계속 바꿔서 듣는 사람이 헷갈려요.
5. 대화 주제를 바꾸는 타이밍을 몰라요
→ 계속 한 가지 주제를 반복하거나, 대화 흐름과 상관없는 말을 갑자기 꺼내기도 해요.
6. 말소리나 단어는 또래보다 풍부한데도, 친구와의 관계가 어려워요
→ 말은 잘하지만 상대와 조화를 이루지 못해서 또래 관계에 어려움을 겪어요.
7. 질문에 엉뚱하게 대답하거나, 대화 흐름을 놓쳐요
→ “학교 어땠어?”에 “노란색 사탕 먹었어”라고 말하는 식이에요.
8.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잘 몰라요
→ 예를 들어, 어떤 상황을 설명할 때 배경을 생략하고 혼자만 아는 방식으로 말해요.
9. 시선 맞춤이나 몸짓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부족해요
→ 말할 때 상대를 잘 쳐다보지 않거나, 손짓/표정 없이 말만 전달해요.
10. 사회적인 규칙을 따르기 어려워요
→ “고맙습니다”, “실례합니다” 같은 상황에 맞는 말을 잘 못하거나, 예의 바른 표현 사용이 서툴 수 있어요.
실제 사례로 살펴보기
사례 1 – 6세 남아, 언어 지연은 없지만 유치원에서 친구가 없음
엄마는 “아이가 말을 잘하는 편이에요. 근데 선생님이 또래 관계에서 문제가 있다고 하셨어요.”
교사 관찰: 혼자서 계속 로봇 이야기를 하며, 다른 아이들이 듣지 않거나 관심 없어 해도 말을 멈추지 않음. 친구가 말을 걸어도 그 흐름을 이어받지 못함.➤ 해석: 구조적 언어(문장력, 단어)는 양호하지만, 대화 조율, 주제 전환, 상대의 반응을 읽는 능력에 어려움 = 화용언어장애 가능성
화용언어장애 vs 다른 언어장애 구분하기
구분 | 특정언어장애(SLI) | 화용언어장애(SPCD) | 자폐스펙트럼(ASD) |
문법, 단어 | 부족함 | 정상 | 다양함 (정상~지연) |
말의 흐름 | 어눌하거나 단조로움 | 부자연스러움, 대화 맥락 부족 | 반복적 표현, 상호작용 부족 |
사회적 신호(표정, 눈맞춤 등) | 정상 | 다소 서툴 수 있음 | 뚜렷한 결함 있음 |
반복행동/특정 관심사 | 없음 | 없음 | 존재함 |
또래 관계 | 제한적이나 가능함 | 어렵고 자주 단절됨 | 매우 제한되거나 무관심 |
왜 구분이 중요할까요?
화용언어장애는 자폐와 비슷해 보여 오진되는 경우도 많고, 반대로 전혀 문제 없다고 놓치는 경우도 많아요.
하지만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져야, 아이에게 맞는 개입 방법과 훈련 방향을 잡을 수 있어요.
또한, 화용언어장애가 있는 아이는 사회성 부족, 자존감 저하, 행동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부모가 할 수 있는 관찰 포인트 체크리스트 아래 항목 중 5개 이상 해당된다면, 언어치료사나 발달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아이가 혼자 말을 많이 하지만, 상대와의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는다 |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못 읽고, 공감 표현이 서툴다 |
친구들과의 놀이 중 다툼이 잦거나, 혼자 노는 경우가 많다 |
말은 잘하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 정리되지 않은 말이 많다 |
대화를 할 때 주제와 상관없는 말이 자주 튀어나온다 |
질문에 정확히 대답하지 않고 엉뚱한 답을 하거나 맥락을 잘 모른다 |
이야기를 할 때 표정, 시선, 손짓 등 비언어적 요소가 부족하다 |
아이와 대화할 땐, "어떤 말을 했는가"보다는 "어떻게 말했는가", "상대방은 어떻게 반응했는가"를 함께 관찰해보세요.
“오늘 친구한테 뭐라고 말했어?” → “그 말 들은 친구는 어떤 표정이었어?”이렇게 아이가 상대의 감정과 반응을 점차 의식하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해요.
3부에서는 화용언어장애와 행동 문제의 관계에 대해 다룰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