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 스며들어 뿌리를 내릴 때까지

by 석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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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태어나 삶을 즐기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생활 속에서 다양한 자조 활동과 홈 트레이닝 등으로 아이들을 양육하는 석경화 윤우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어머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발달 장애(자폐성 장애)를 둔 10살 강윤우, 비장애 동생 8살 강이준 엄마 석경화입니다. 현재, 두 아이를 양육하는 엄마의 자리와 무게감이 크지만 육아와 하고 싶은 일들을 두고 팽팽하지 않는 느슨한 줄다리기를 하길 꿈꾸며 살고 있습니다.

 


Q. 아이의 장애를 언제 인지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전공은 유아 교육와 놀이 치료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계속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도 했고, 가르쳤던 아이들 중에 장애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윤우 돌 전부터 고개를 가웃거리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윤우의 발달과정에서 저에게 의사 표시를 한다던지 원하는 걸 손짓하는 일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매일 저하고 둘이만 있는 상황인데도 나와 소통(비언어적)이 되지 않았습니다. 2차 영유아검진에 가서 의사선생님께 “선생님 우리 윤우 괜찮은거죠?”라고 말했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윤우가 20개월쯤 동생이 태어나는 상황이어서 어린이집도 미리 보내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집 생활에서도 윤우를 다시 바라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결정적 순간은 둘째를 낳으러 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윤우를 낳고, 처음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3일 정도 저와 떨어지고 나서 저를 본다면 윤우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둘째를 낳는 순간도 두렵지 않고, 윤우를 만날 그 날만 두려워하며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윤우를 만나기로 했던 산부인과 병원 로비에 윤우가 들어왔는데 아무도 없었는데도 저를 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 공간을 뛰어다니는 아이를 보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아마 그 날이 저에게는 윤우의 장애가 크게 다가온 날로 기억합니다.

 

 

Q. 윤우가 홈트를 하면서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홈트로 어떤 것들을 주로 함께 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윤우는 홈트에서 생활 속 자조와 위생, 학습, 미술을 하고 있습니다. 생활 속 자조 안에도 해야 할 것들은 너무 많지만 윤우가 매일 해야하는 일들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더 신경써서 자조능력을 높여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윤우가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나 좋아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학습은 윤우는 치료실을 가지 않기 때문에 국어와 수학은 수준에 맞게 분량을 정해 합니다. 일기 쓰기는 그날의 일상에서 윤우에게 기억 남는 일들을 사진을 통해 윤우가 하는 말로 제가 적고 보고 쓰기를 합니다.

미술은 감각 해소를 위해 퍼포먼스 미술을 요일을 정해 꾸준히 하고 있으며, 되도록 매일 캔버스에 색을 채우며 루틴을 만드는 중이입니다. 색깔 악보를 보며 악기 연주를 합니다. 윤우가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요리하는 활동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윤우가 다양한 생활 속 필요한 자조 활동들을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어떻게 자조 활동을 선정하고 교육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윤우가 좋아하고 쉽게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시작했습니다. 매일 해야하는 일상생활은 결국 윤우가 살아가면서 해야하는 일들입니다. 한꺼번에 가르치기보다는 하나씩 차근차근 실제 생활에서 꾸준히 함께 해야 쉽게 반복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늘 개는 빨래도 결국 엄마나 아빠의 몫이 될 수 있지만 함께하며 자신의 몫을 해내고, 뿌듯함을 찾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 삶의 반경을 넓힐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수건은 지금 윤우의 몫이 되었지만 처음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집중해서 보기 힘든 윤우는 손은 수건을 만지고 다른 곳을 보고, 둘둘 말아 저에게 주는 게

시작이었습니다. 마주 앉아 서로 수건의 끝을 마주대고 반접기를 하며, 반만 완성해서 주고, 마지막만 접으면 성공하게 하고 꾸준히 한 결과 스스로 끝을 보며 수건을 개고 있습니다. 수건이 되니 지금은 이불개기하는 중입니다. 언젠가는 윤우가 이불을 혼자갤거라는 확신을 합니다.

자전거를 좋아하니까 자전거를 스스로 주차하고 집에 번호키를 누르고 들어가 물을 먹고 들어오기를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음식과 좋아 하니까 떡국 끓이기, 고구나 삶기, 짜장라면 끓이기등의 순서를 연습해 나갑니다. 간식을 편의점에 가서 구입해야되는 것을 연습하고, 계획한 물건만 고르고 나오기, 그 경험을 일기 쓰기로 연결합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 한 단계를 오르면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남을 윤우룰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 시작은 윤우가 쉽게 할 수 있거나 좋아하는 것이면 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Q.  어머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두 명의 아이가 다른 학교를 다니면, 등원은 어떻게 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윤우는 근거리 학교에 배정받기를 원했지만 2지망 학교에 배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차로는 10정도, 걸음으로는 40분정도인 거리입니다) 둘째가 어린이집을 다닐 때는 등원 시간이 늦고 등원차가 집 앞에 와서 2년은 혼자서로 가능했습니다. 둘째가 초등학교 가는 올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다행히 아이 아빠가 2주는 근무시간이 늦어서 함께 해주고, 아빠가 없는 2주는 활동지원사 선생님께서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Q.  육아를 하시면서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이셨으며, 어떻게 극복해 나가셨는지 궁금합니다.

 

육아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장애 비장애를 떠나 성향과 기질이 다른 두 아이를 키우면서 부딪히게 되는 상황이나 늘 우선시 되는 윤우의 상황에 둘째가 맞춰야하는 순간을 만날 때입니다.

윤우는 밖으로 나가 자전거를 타야하고 뛰고, 걷고, 산에 가야 하는 신체활동 시간이 필요한데, 바깥 활동에서 쉽게 지쳐하고, 집에서 놀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들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함께 걷다가도 갑자기 뛰는 윤우에 대한 불안감에 시선이 윤우를 주시하거나 가까이 걷게 되고, 상대적으로 둘이 있는 상황에서 윤우에게 더 신경이 갈 수 밖에 없어서 둘째에 대한 미안함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아직도 극복이 되는 부분은 아니지만 저만의 방법이라면 일단 이 상황을 인정하는 거였습니다. 혼자서 아이를 볼 수 있는 상황에서는 안전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윤우를 챙겨야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고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둘째는 그 이유를 쉽게 이해하긴 어렵지만 기분을 물어보고, 이 상황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차후 아이와 할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해 충족 시켜줄 수 있는 부분들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둘째와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둘째 아이의 일상에 기억하고 싶은 일들과 순간들을 인스타 계정을 만들어 아이와 나누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 마음들은 다스릴 곳은 신앙과 글쓰기입니다. 신앙을 두 아이를 낳고 윤우가 6살이 되었을 때 만났습니다. 회복 탄력성이 좋은 편이었지만 늘 바닥에서 일어서지 못하는 저를 보며 어딘지에 기대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종교를 찾았습니다.

지금은 삶은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야하는 것임을 더 보게 되었습니다. 늘 두 아이만을 보는 저는 기도를 할수록 윤우와 이준이를 위해선 함께 하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야 우리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이들 학교, 선생님, 반친구들의 가정과 삶이 평온해야함이 왜 중요한지 내가 더 많은 것들을 기도해야되는 이유를 늘 생각합니다.

글쓰기는 저에게 CCTV처럼 나를 바라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입니다. 둥둥 떠 다니며 알수없는 감정들로 힘들어 할때 모니터 앞에 단어들도 채워나가다보면 거짓감정이었던 것들도 있었고, 불투명한 일들이 더 명확해지는 경험도 했습니다. 갈피를 잡지 못할 때는 방법을 찾기도 했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행복해지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Q.  아이들과 함께 할 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이신지 궁금합니다.

 

아이들이 크게 아프고 나서 온 가족이 집 안에서 식사하거나 산책하고 그저 그런 하루 일지라도 우리 가족이 함께 있는 그 순간이 행복이구나를 느낍니다. 윤우가 체하거나 장염에 걸려 늘 뛰는 윤우가 누워있는 모습을 보면 그냥 일어나 뛰어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두 아이를 키우면 만났던 힘든 고비들이 잔잔한 일상도 감사하고 행복하게 여기게 할 수 있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요즘 둘째가 자라서 윤우가 하는 미술 루틴이나 일기 쓰기를 함께하는 순간이나 나도 형처럼 전시회 하고 싶다고 말할 때 둘째도 윤우의 일상을 통해 시야를 넓혀가고 하고 싶은 일들에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면 미소가 지어지기도 합니다.

 


Q.  장애와 비장애 형제가 고루 사랑받게 하려고 노력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두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합니다. 이를 위해 아이들을 육아하는 전업맘이지만 5년째 바인더(시간 가계부)를 쓰고 있습니다. 삶에서도 즉흥적으로 결정되는 일들도 많았고, 재미있고 좋아하고 일들이 있으면 우선순위 가리지 않고 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제가 장애를 가진 윤우를 키우면서 시야를 좁혀 윤우만 보며 살았습니다. 일상은 윤우 치료 스케줄에 맞춰지고, 매니저처럼 윤우와 함께하며 가정도, 남편도, 둘째도 순위에서는 멀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윤우가 다니는 발도로프 장애통합어린이집 원장님을 통해 시간관리 수업을 듣고 바인더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시간관리를 통해 윤우 뿐만 아니라 이준이와의 관계에서 더 신경 써야하고 관심 가져야하는 부분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그림을 그려놓고 이루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현재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차곡차곡 해나가는 것이 습관이되고 좋은 습관이 많은 것이 결국 내 삶은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바인더 덕분에 이준이와의 시간을 확보하게 되었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하는지도 생각하고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각자의 아이들에게 나의 소중한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고 소중하게 쓰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시간을 쓰는 것이지만 쌓인다는 것이 맞는 표현 같습니다.

 


Q.  수영, 클라이밍 등 다양한 신체활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외 윤우가 다른 취미나 좋아하는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윤우는 감각을 채워야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 바람을 일으키며 뛸 때 자극이 충족되고 살아있는 기운을 느낍니다. (나무 타기도 잘 합니다.) 고유 수용성 감각을 충족시켜주는 활동들을 찾아보니 수영과 클라이밍이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윤우의 감각을 조절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취미를 생각해서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운동과 관련된 활동들이 윤우의 취미가 된 것같습니다. 현재 클라이밍은 잠시 쉬고 있지만, 좋은 기회에 다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또 다른 취미는 자전거 타기와 터치 핸드벨, 노래 부르기입니다. 자전거 타기는 같이 타면 이젠 저를 지나쳐 갈 정도입니다. 윤우를 키우면서 무엇하나 쉽게 가르친 것은 없습니다. 지금 타는 자전거의 처음을 거슬러 올라가면 킥보드부터였습니다.

5살때 킥보드를 가르칠 때도 윤우는 킥보드 위에 한 발을 올리고 다른 발로 밀어서 가다가 킥보드를 버리고 뛰어 갔습니다. 킥보드를 타는 것보다 뛰는 게 휠씬 쉽고 빠르게 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윤우가 킥보드를 재미있게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윤우와 함께 킥보드를 탔습니다. 윤우는 두발을 올리고 제가 힘껏 밀어서 윤우가 뛰는 것보다 휠씬 빠르게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윤우는 그때부터 킥보드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내리막까지 타고 내려오면 즐기는 윤우에게 6살 때 자전거를 가르쳐보려고 했습니다. 네발 자전거는 쉽지 않았습니다. 남편과 허리를 숙여가며 윤우를 자전거에 태워 넓은 운동장에서 페달를 굴리기도 했고, 제가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같이 타보기도 했습니다. 킥보드는 스스로 발을 땅에서 밀어 직접 속도가 가는게 느껴졌는데 자전거는 페달을 스스로 굴려야하는 난이도가 있는 운동이었습니다.

바퀴는 계속 뒤로 돌아가고, 전혀 탈 의지가 없다고 느끼고, 일단 잠시 쉼을 가지다가 4개월 뒤 여름에 다시 도전했습니다. 윤우가 자전거를 타서 스스로 발을 굴려 앞으로 나간다는 것을 느끼면 재미를 느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거의 없는 아파트 주차장 방지턱에 자전거를 올리고 페달을 반크러치 상태에 둔 상태에서 윤우 발을 굴리게 했더니 앞으로 나가면서 윤우의 두 발이 페달에 돌아가는 것을 봤습니다. 3번을 했더니 윤우는 그날 자전거를 성공했습니다. 6살 8월의 여름은 하나도 덥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윤우는 킥보드와 자전거를 즐기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윤우가 자전거를 타면서 보조바퀴를 조금씩 올려뒀더니 1년이 지난 7살에 여름에 두 발 자전거도 성공했습니다. 윤우의 사랑하는 운동이자 취미가 되었습니다.

윤우를 키우며 운동만 취미가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윤우가 거실 쇼파에 앉아서 흥얼거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자세히 다가가 들어보니 평소 차를 타며 자주 듣는 찬양곡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놀랐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평소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윤우와 함께 부르는 노래들이 많아 윤우가 부르는 노래는 우리가 함께 부르는 노래들이었습니다. 그날을 기점으로 윤우는 스스로 귀를 기울여 듣고 부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음악에도 강점을 가질 수 있겠다고 믿고 악기 연주를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윤우에게 맞는 악기를 찾아보았습니다.

젬베(아프리카 전통악기)도 윤우가 쉽게 두드릴 수 있는 타악기였습니다. 두드리고 그 소리를 들으며 동요를 부르는 순간도 좋아했습니다. 가락 악기를 찾는 중에 두드려서 음계를 표현할 수 있는건 실로폰이 있었습니다.

실로폰은 집중해서 세밀히 그음을 막대로 두드리는 건 정교함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찾은 악기가 터치 핸드벨 이었습니다. 1학년때는 색인지가 되지 못해 터치핸드벨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2학년이 되어 색인지 되고, 연습을 통해 빨간색 하나에 빨간 색을 누를 수 있는 인지가 되도록 연습했습니다.

점점 색을 하나씩 추가해 지금은 8가지 색을 보고 천천히 연주할 수 있는 곡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윤우 교회에서 찬양곡을 함께 연주해 보자고 하셔서 간단한 곡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윤우가 연주하면 윤우반 형과 누나들이 함께 노래부르고 있습니다.

윤우가 하나를 배워서 할 수 있으면 그 소중한 하나가 많은 가지를 내려 사회에 스며듬을 봤습니다. 시간이 걸리지만 제가 엄마로서 할 수 있는건 그저 가랑비처럼 서서히 젖어가도록 묵묵히 그 자리를 윤우와 지키며 가는 것입니다. 힘든 날도 물론 있지만 그땐 쉬기도 하면서 또 다시 가야함을 압니다. 윤우가 하나 할 수 있을 때 윤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힘이 하나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Q.  윤우가 학교에서 잘 생활하도록 어머님이 지원하는 것이나 특별히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소통입니다. 인간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채우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저의 욕구를 들여다보면 관계와 연결됨입니다. 누군가와 연결되었을 때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어린이집과는 달리 윤우를 통해 학교와 연결되는 것은 놓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학교와의 연결은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수많은 감정이 일렁이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개별화 회의에 가서 드리는 말씀은 윤우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눈 후 마지막 소통의 부분을 이야기 드립니다. 선생님들의 가장 편안한 시간에 가장 편안한 방법으로 자주는 아니더라도 윤우의 일상을 듣고 싶다고 이야기 드리기도 했습니다.

지금 현재는 알림장으로 원반과 도움반, 가정이 소통 중입니다. 알림장에는 윤우의 시간표를 윤우가 따라쓰기지만 윤우가 적접쓰고, 원반선생님께 윤우가 요구하면 도장을 받아 찍습니다. 도움반선생님은 도움반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알림장에 적어주십니다.저는 그 알림장을 확인하고, 윤우의 컨디션이나 일상들을 적어서 보내드립니다

하이클래스를 통해서도 담임선생님과 도움반선생님과 윤우에 대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윤우의 담임선생님께 윤우가 노래를 좋아한다고 이야기드렸고, 배울 노래 제목을 미리 알려 주셔서 윤우와 함께 가정에서 부르고 윤우가 수업시간 참여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영어 시간에 윤우가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이야기 나누기도 했고, 도움 반에서는 윤우의 학습 목표를 함께 잡고, 선생님과 의논하여 학교와 가정에서 하는 중입니다.

 


Q.  윤우가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기를 바라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어떤 그림을 그린다는 건 너무 먼 나라 이야기 일 수 있지만 ‘윤우가 꼭 일하는 직장인이면 좋겠다.’ 하는 마음도 없습니다. 단지 이 세상에 태어나 삶을 즐기는 윤우로 살아가길 바랍니다.

돈이 있어서 먹고 싶은 맛있는 음식을 사먹고, 음악을 듣고 부를 수 있고, 좋아하는 음악을 연주하고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하고, 요리를 해서 음식을 해서 먹고 누군가의 도움으로 도움으로 살아가겠지만 최대가 아닌 최소한의 도움으로도 충분히 살아가며 사람들 속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은 사람으로 자라길 꿈꿉니다.

 

 

Q.  어머님의 한 사람으로써 꿈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꿈과 목표라는 말은 미래를 생각하는 말이라 현재에 비중이 큰 저에게는 늘 어려운 단어입니다. 가족과 자신의 목표를 나누어 본다면 일단 가족에서는 아이들을 잘 양육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한 존재로 키워내는 일입니다. 남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노년에 취미를 함께하고, 건강을 유지하며 사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목표는 제가 쓰고 있는 바인더를 워킹맘처럼 더 시간에 쫓기며 사는 발달 장애 어머니들께 소개해 드려서 우리의 시간을 더 값지고 소중하게 쓰도록 돕고 싶습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연대할 때 좋은 기운과 에너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단한 공동체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잘 양육하려면 저 스스로가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보고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존재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꿈꾸고, 도전하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행복한 한 사람으로 살아가길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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